손에 생기는 병변은 그 원인을 불문하고 손 사용에 제약을 주기 때문에 상당한 불편함을 동반합니다. 그리고 많이 사용하는 부위이다 보니 단순히 물이 많이 닿아 생긴 주부습진인지, 아니면 만성적인 아토피인지 혼란스러워하며 방치하다가 피부가 딱딱하고 두꺼워지는 ‘태선화’ 단계에 진입해서야 병원을 찾으시곤 합니다. 이 글을 통해 손등 아토피와 주부습진을 구별하는 방법부터, 치료를 위한 보습제와 스테로이드 사용법까지 설명드리겠습니다.
목차
1. 손등 아토피 vs 주부습진, 어떻게 다를까?
많은 환자분이 손등에 염증이 생기면 단순한 주부습진(자극성 접촉 피부염)으로 오인하십니다. 하지만 두 질환은 발생 부위와 증상의 양상을 살펴보면 차이점이 분명합니다.
- 손등 아토피: 주로 손등(Dorsum), 손목, 손가락 등쪽에서 시작됩니다. 외부 자극보다는 체내 면역 불균형(Th2 경로)에 의해 발생하며, 발진이 보이기 전부터 참기 힘든 깊은 가려움이 먼저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cite: 5, 6]. 평소 비염이나 천식, 어린 시절 태열을 앓았던 병력이 있다면 아토피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cite: 8, 9].
- 주부습진(자극성 접촉 피부염): 물이나 세제, 마찰이 직접 닿는 손가락 끝, 손가락 사이, 손바닥에서 시작됩니다. 가려움보다는 갈라진 틈(균열)으로 인한 통증과 따가움이 주된 증상입니다 [cite: 5, 7].
최근 2023년 연구에 따르면, 아토피 병력이 없더라도 만성 손 습진 환자의 피부에서는 아토피와 유사한 염증 반응(IL-4, IL-13 증가)이 나타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cite: 1]. 즉, 정확한 진단명보다 중요한 것은 염증이 만성화되기 전에 적극적으로 차단하는 것입니다.

2. ‘코끼리 가죽’처럼 변하는 피부, 태선화
많은 환자분들이 가장 불안해하시는 것은 손등 피부가 검게 변하고 코끼리 가죽처럼 두껍고 딱딱해지는 태선화(Lichenification) 현상입니다.
태선화는 아토피 자체의 증상이 아니라, 가려움을 참지 못해 반복적으로 긁고 문지르는 기계적 마찰에 대한 피부의 방어 반응입니다 [cite: 11]. 피부가 두꺼워지면 신경 섬유가 증식하여 가려움에 더욱 민감해지고, 이는 다시 긁게 만드는 악순환(Itch-Scratch Cycle)을 초래합니다.
중요한 것은 태선화는 가역적인 반응이라는 점입니다. 즉, 가려움을 완전히 잡고 긁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면 다시 부드러운 피부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부가 이미 두꺼워진 상태에서는 약물이 잘 흡수되지 않으므로, 더 강력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피부가 딱딱해지기 전, 가려움이 느껴지는 초기 단계에 병원을 찾으시는 게 좋습니다.
3. 보습제의 배신: 보습제 피부염과 노보습 테스트
손등 아토피 환자분들께 보습은 필수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보습제는 오히려 문제를 악화 시키는 경우도 생각보다 굉장히 흔합니다. 그리고 그건 병원에서 처방하는 유명한 MD 크림(제로이드, 아토베리어 등)도 마찬가지 입니다.
피부 장벽이 무너진 상태에서는 보습제 속의 특정 성분(향료, 보존제, 유화제 등)들이 너무 피부 깊숙이 침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보습제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 보통 바른 직후가 아니라 48~72시간 후에 정점에 달하기 때문에, 환자들은 보습제가 원인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보습 테스트
보습을 열심히 하고 다른 치료를 병행하는데도 손등 아토피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한 번쯤은 모든 보습제 사용을 3일간 중단해보시는 게 좋습니다. 만약 중단 후 증상이 개선된다면, 현재 사용하는 제품이 본인의 피부와 잘 맞지 않는다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4. 스테로이드 연고 사용법
스테로이드 공포증(Steroid Phobia)을 버려야 합니다
손등 아토피의 근본적인 원인은 약해진 피부 장벽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보다는 피부 장벽을 강화하는 치료를 지향합니다.
하지만 손등 아토피는 피부가 딱딱하고 두꺼워져 있어서 다른 치료가 잘 안 듣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럴 땐 스테로이드 연고를 병용해 피부 두께를 정상화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손등 아토피에 대한 1차적인 치료로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시기 때문에, 환자분들도 스테로이드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갖추고 막연한 두려움을 극복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스테로이드 연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 등급(강도): 스테로이드 연고는 1~7등급이 있고, 숫자가 낮을 수록 강한 연고입니다. 피부가 딱딱하고 두껍다면 낮은 등급을 사용해야 합니다.
- 제형: 스테로이드 연고는 크림 제형과 연고 제형이 있습니다. 연고는 밀폐 효과가 좋아 흡수력이 높기 떄문에 피부가 딱딱하고 두껍다면 연고 제형이 유리합니다. 다만 열감이 심하고 진물이 있다면 연고의 밀폐 효과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크림 재형이 더 유리합니다. [cite: 13].
- 테이퍼링(Tapering):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바로 끊으면 반동 현상(Rebound)이 생길 수 있습니다. 스테로이드를 끊을 때는 빈도와 강도를 점차적으로 낮춘 뒤 엘리델, 프로토픽 같은 칼시뉴린 억제제를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5. 생활 속 실천 가이드: 면장갑과 세정 습관
의학적 치료만큼 중요한 것은 일상에서의 자극 차단입니다.
- ‘면장갑 위 고무장갑’ 원칙: 설거지나 청소를 할 때 고무장갑만 끼면 염증이 악화되기 쉽습니다. 번거롭더라도 흰 면장갑을 먼저 끼고 그 위에 고무장갑을 착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cite: 27].
- 미온수 세정: 뜨거운 물은 피부의 필수 지방층을 녹여 장벽을 더 무너뜨립니다. 반드시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고, 비누보다는 약산성 세정제를 사용하십시오.
- 혈관 확장 차단: 음주나 맵고 뜨거운 음식은 혈관을 확장해 염증 부위로 면역 세포를 더 많이 불러모읍니다. 가려움이 심한 시기에는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 긁음 방지: 자면서 무의식중에 긁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세대 항히스타민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것이 증상의 악화를 막는데 도움이 됩니다.
지막으로 당부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많은 환자분들이 집에서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해본 뒤 병원에 방문하시는 걸 선호하시지만, 손등 아토피는 방치하면 피부가 두껍고 딱딱해져서 치료가 점점 어려워지는 질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증상이 느껴지신다면 빠르게 병원에 방문해보시는 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불편함을 줄여드리는데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길 기원합니다.
스테로이드 연고의 등급과 부위별 사용 방법에 대해 상세히 다룬 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보습제를 듬뿍 바르는데도 손등이 계속 갈라져요. 이유가 뭘까요?
Q2. 손등 아토피도 완치가 가능한가요?
함께 보면 좋은 글
출처
- [medicom-publishers.com] Molecular signatures of Chronic Hand Eczema vs. Atopic Dermatitis (2023).
- [dexeryl.com] Differential diagnosis of hand eczema.
- [dermnetnz.org] Atopic hand dermatitis overview.
- [drkwon8275.com] 주부습진과 손 아토피의 임상적 차이.
- [kjfm.or.kr] 아토피 피부염의 진단과 치료 가이드라인.
- [snuh.org] 서울대학교병원 아토피 피부염 정보.
- [amc.seoul.kr] 서울아산병원 태선화 피부 질환 정보.
- [actasdermo.org] Vehicle selection in topical treatment of hand eczema.
- [aimmed.com] 생활 속 습진 관리 수칙.

아토피, 주사피부염, 지루성피부염
진료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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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규
미라젠의원 대표원장
University of Michigan, Ross School of Business 졸업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졸업
(전) 이화피닉스요양병원 대표원장
(현) 미라젠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