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사피부염이란?
주사피부염은 얼굴 중앙부, 특히 뺨 · 코 · 이마 · 턱이 빨개지는 만성 피부 질환입니다.
한자로 술 주(酒)자를 쓰는데, 술을 마신 것처럼 얼굴이 붉어지는 모습에서 이름이 유래했습니다.
2. 진단 기준
주사피부염은 혈액 검사나 조직 검사로 확정하는 질환이 아닙니다. 어떤 증상이 있는지 보고 진단합니다.
예전에는 주사피부염을 증상에 따라 4가지 유형으로 나눴습니다.

하지만 환자분들은 대부분 한 유형에 딱 들어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2017년부터는 증상으로 진단하고, 치료도 증상별로 고르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1,2
다음 증상 중 하나만 있어도 주사피부염으로 진단합니다:
- 얼굴 중앙부의 지속적인 붉음증
- 비류 같은 피부 두꺼워짐
다음 증상 중 두 가지 이상이면 진단합니다:
- 반복적인 달아오름
- 뾰루지(구진 · 농포)
- 굵어진 혈관
- 눈 증상: 속눈썹 뿌리 쪽의 실핏줄, 눈꺼풀염, 각막염 · 결막염 등
3. 증상별 원인과 치료
주사피부염은 증상마다 원인과 치료가 다릅니다. 하지만 어떤 증상이든 약한 피부 장벽이 악화 요인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피부 장벽을 회복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런 뒤 주된 증상에 따라 치료를 더합니다.
3.1 피부 장벽의 회복이 우선입니다
대부분의 주사피부염은 피부 장벽이 약해져 있고,3 약한 장벽과 염증은 서로를 더 악화시킵니다.4,5

장벽을 회복하려면 자극을 줄이고 약해진 장벽을 보호해야 합니다.
1. 자극 줄이기
- 바르는 것 조심하기: 피부 장벽이 회복될 때까지는 선크림이나 화장품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부에 스며들어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자외선은 선크림보다는 양산이나 썬캡으로 피하세요.
- 향료 피하기: 향수는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을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입니다.8 디퓨저, 룸 스프레이도 공기 중에 떠다니던 향료 성분이 피부에 내려앉아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 잘 씻기: 피부에 묻은 자극원은 그때그때 닦아내세요. 아침저녁으로 세안과 샤워를 하고, 먼지에 노출되었다면 바로 씻으세요. 다만 강한 세안제나 뜨거운 물은 장벽을 더 무너뜨립니다. 미지근한 물로 물세안 위주로 하세요.
- 뜨거운 상황 피하기: 사우나, 목욕 등으로 체온이 높아지면 피부로 피가 많이 가 염증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9,10 운동은 피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심한 운동은 악화 요인이 될 수 있어서,9 서늘한 곳에서 짧게 나눠 하고 끝나면 얼굴을 식히세요.
2. 장벽 보호하기
보습제는 약해진 장벽 위에 보호막을 만들어 자극이 덜 스며들게 합니다. 다만 맞지 않는 보습제는 오히려 자극이 되기 때문에 내 피부에 잘 맞는 것을 골라야 합니다.4 잘 맞는 보습제를 고르는 방법은 MD 크림 안내에 있습니다.
보습제가 장벽을 지키기 위한 기본이라면, 리라젠 소노는 약해진 장벽의 회복을 적극적으로 돕는 치료입니다. EGF · bFGF가 들어간 창상피복재를 바르고 초음파를 더해, 손상된 피부를 보호하면서 장벽이 회복되도록 돕습니다.
3. 스테로이드 연고 피하기
스테로이드 연고는 피부 장벽을 얇게 만들고, 면역을 억제해 모낭충을 늘리며, 끊었을 때 리바운드로 혈관이 더 확장될 수 있습니다.11,12,13
3.2 붉음증의 원인과 치료

붉음증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합니다. 장벽이 약해서 반복되는 염증과, 혈관 자체가 굵어진 모세혈관확장증입니다.
더모스코피로 굵어진 혈관이 확인되는 경우 혈관 레이저가 필요합니다. 굵어진 혈관이 없다면 장벽의 회복이 곧 치료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홍조 레이저와 엑셀브이 글에 있습니다.

3.3 달아오름의 원인과 치료
염증이 반복되면 피부의 온도 센서(TRPV1)가 많아지고 예민해집니다.14 그러면 다음과 같은 일이 생깁니다.
- 피부 온도가 오릅니다: 더위 때문에 피부 온도가 올라가거나, 감정 변화가 있을 때 얼굴로 피가 몰려 피부 온도가 올라갑니다.
- 예민해진 온도 센서가 반응합니다: 작은 온도 변화에도 센서가 작동합니다.
- 피가 더 몰립니다: 센서 신호로 피가 더 많이 몰려 더 달아오릅니다.

심하면 이렇게 달아오를 때 가렵고 따가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를 신경성 주사피부염이라고도 부르며, 전체의 약 10~15%를 차지합니다.15
이런 증상에는 인데놀 같은 베타블로커보다 엘리델이나 프로토픽이 더 효과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온도 센서를 계속 자극해 혈관을 넓히는 물질을 바닥내고, 센서를 예민하게 만드는 염증까지 가라앉히기 때문입니다.16,17 다만 연고를 끊은 뒤 염증이 다시 생기지 않게 하려면 피부 장벽도 함께 개선해야 합니다.
3.4 뾰루지의 원인과 치료

뾰루지(구진 · 농포)는 모낭충이 유발하는 주사피부염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생긴 모양은 여드름과 비슷하지만 여드름에 흔한 면포(블랙헤드 · 화이트헤드)는 없습니다.
모낭충은 원래도 모낭에 사는 작은 진드기인데, 살아 있을 때는 별 해가 없지만 죽었을 때 그 잔해가 염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6
모낭충의 잔해가 염증으로 이어질지는 모낭의 상태에 달려 있습니다. 모낭의 벽이 튼튼하면 잔해가 피부에 잘 들어가지 못해 괜찮지만, 벽이 약하면 잔해가 들어가 염증을 일으킵니다.6 그래서 핵심은 모낭충이 ‘얼마나 많으냐’가 아니라 내 피부가 ‘얼마나 약하냐’입니다.
위 영상의 모낭충이 나온 제 이마에서는 많다고 보는 기준인 1cm²당 5마리가 훨씬 넘게 검출됩니다.18 그런데도 아래 사진처럼 뾰루지가 없습니다.

모낭의 벽이 약해 뾰루지가 이미 생긴 상태라면 항기생충제인 수란트라(이버멕틴 1%)로 모낭충 수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다만 사용 초기에는 모낭충이 한꺼번에 죽으면서 증상이 악화되기도 합니다. 환자분들이 ‘명현 현상’이라고 부르는 이 초기 악화를 연고에 의한 접촉 피부염과 구분하는 법은 수란트라 안내에, 로섹스겔(메트로니다졸)과의 비교는 수란트라 vs. 로섹스겔 비교 글에 있습니다.
그리고 수란트라만으로는 재발이 잦습니다. 재발률이 60%가 넘고, 재발까지 평균적으로 4개월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19 모낭충이 늘어나기 좋은 환경이 그대로면 줄여도 금방 다시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재발을 줄이려면 모낭의 상태를 개선하고 유지해야 합니다. 여드름 약인 이소티논이 주사피부염의 뾰루지에도 잘 듣는 것은 피지 · 각질 · 염증을 줄여 모낭의 상태를 개선하기 때문입니다. 43개 연구를 모은 리뷰에서 수란트라보다도 뾰루지를 더 많이 줄였고,20 제 경험상으로도 더 효과적입니다. 다만 피부 장벽을 약하게 만들 수 있어 주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21,22
이소티논도 끊으면 모낭이 예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어서, 좋아진 뒤 자극이 적고 내성이 생기지 않는 외용제로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주사피부염은 완치되나요? 치료는 얼마나 걸리나요?
만성 질환이므로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지만, 피부 장벽을 회복하고 악화 인자를 관리하면 일상생활에 지장 없는 수준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개인차가 있지만, 제 진료 경험으로는 보통 1~2개월이면 치료가 마무리됩니다. 이후에는 생활 속 자극을 줄여 장벽이 다시 약해지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토피 · 지루성피부염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세 질환 모두 피부 장벽이 약해 일상적인 자극에도 접촉 피부염이 잘 생긴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른 점은 주로 무엇이 스며들어 염증을 일으키느냐입니다. 주사피부염은 모낭충 잔해, 아토피는 알레르겐(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등), 지루성피부염은 말라세지아 진균의 대사산물이 대표적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토피 안내문, 지루성피부염 안내문에 있습니다.
매운 음식이나 술을 정말 끊어야 하나요?
매운 음식과 술은 피부의 온도 센서(TRPV1)를 자극해 혈관을 넓히고 달아오름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완전히 끊기 어렵다면 증상이 심한 기간에는 피하고, 장벽이 안정된 뒤에 조금씩 드셔 보세요.
모낭충 검사에서 정상이래요. 그래도 치료가 필요한가요?
네, 모낭충 수가 정상이더라도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모낭충 수보다 피부가 얼마나 약한지가 중요합니다. 장벽이 약하면 모낭충 수가 정상이어도 그 잔해에 반응합니다. 장벽을 회복하면 같은 수의 모낭충이 있어도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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