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피부염 치료를 위해 수란트라 연고를 처방해드리면, 사용하신 뒤 오히려 피부가 붉어지거나 수포가 생겨 당혹감을 느끼는 환자분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정말 부작용일 수도 있지만,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반응일 가능성도 존재하므로 정확한 구별이 필수적입니다.
본 글에서는 주사피부염 환자분들을 자주 뵙는 의사로서 수란트라 사용 시 주의사항과 효과적인 피부 장벽 관리 전략을 상세히 공유하고자 합니다.
목차
1. 수란트라의 작용 기전과 주사피부염 치료 원리
주사피부염 환자들에게 흔히 처방되는 수란트라(Soolantra)는 이버멕틴 성분의 바르는 연고로, 주로 두 가지 기전을 통해 증상을 완화합니다.
첫 번째는 피부 속에 서식하며 염증을 유발하는 모낭충(Demodex)을 사멸시키는 강력한 살충 작용이며, 두 번째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억제하는 항염 효과입니다.[3]
주사피부염의 발병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모낭충은 정상적인 피부에도 존재하지만, 주사피부염 환자의 경우 그 개체 수가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1]
수란트라는 이러한 모낭충의 밀도를 낮추어 홍조와 구진, 농포 등의 증상을 개선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피부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기며 일시적인 과민 반응이 나타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2. 사용 후 피부가 뒤집어지는 두 가지 핵심 이유
수란트라 사용 후 피부 상태가 악화되는 현상은 크게 두 가지 범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각 원인에 따라 대처 방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현재 자신의 상태가 어디에 해당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원인 1: 모낭충 사멸에 의한 일시적 염증 반응(명현 현상)
모낭충들이 집단으로 사멸할 때, 이들의 체내에 서식하던 바실러스 올레로니우스(Bacillus oleronius) 등의 세균과 각종 단백질 성분들이 한꺼번에 피부 속으로 쏟아져 나옵니다.[1][2]
우리 몸의 면역 체계는 이 물질들을 이물질로 인식하여 일시적으로 강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데, 이를 흔히 명현 현상 혹은 다이 오프(Die-off) 반응이라 부릅니다.
이 반응은 보통 사용 시작 후 첫 2~4주에 가장 격렬하게 나타납니다. 모낭충의 밀도가 높았던 환자일수록, 그리고 연고를 매일 사용할수록 초기 반응이 거센 경향이 있습니다. 이 시기만 잘 넘기면 이후로는 눈에 띄는 호전을 경험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원인 2: 약해진 장벽으로 인한 접촉 피부염(부작용)
주사피부염 환자들의 피부는 이미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해 보호막인 피부 장벽이 심각하게 훼손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수란트라를 바르면 두 가지 경로로 접촉 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자극성 접촉 피부염입니다. 무너진 장벽 사이로 연고의 성분이 과도하게 침투하면서 피부 세포가 직접적으로 자극을 받는 경우입니다. 이버멕틴 성분 자체보다는 연고의 기제(vehicle), 즉 크림의 베이스를 구성하는 성분들이 손상된 피부에 자극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둘째는 드물지만 이버멕틴이나 기제 성분에 대한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입니다. 이 경우에는 바를 때마다 같은 양상의 반응이 반복되며, 사용을 지속할수록 반응이 강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약제의 독성 자체보다는 이미 약해진 피부 장벽이 정상적인 약물 침투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근본적인 원인입니다.[3][4]
3. 명현 현상과 접촉 피부염의 구체적인 감별 포인트
많은 환자분들이 두 현상을 혼동하여 치료를 중단하거나 방치하곤 합니다.
의사의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구별 기준은 ‘기존 증상의 심화’인가, 아니면 ‘새로운 증상의 발현’인가 하는 점입니다.
| 구분 항목 | 명현 현상 (모낭충 사멸 반응) | 부작용 (접촉 피부염) |
|---|---|---|
| 증상 양상 | 기존의 홍조, 농포가 더 진해짐 | 이전에는 없던 격렬한 가려움, 진물 |
| 통증 성격 | 화끈거림, 따가움, 거친 피부결 | 참기 힘든 소양감(가려움), 수포 형성 |
| 지속 기간 | 일주일 이내 서서히 완화 | 약을 중단하기 전까지 지속 또는 악화 |
| 발생 부위 | 주로 연고를 바른 국소 부위 | 바른 부위 및 주변으로 넓게 퍼짐 |
특히 참기 힘든 가려움증은 피부 장벽이 무너져 발생한 접촉 피부염의 강력한 신호입니다.
반면, 원래 있던 붉은 기가 좀 더 진해지거나 각질이 일어나는 정도는 치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모낭충 사멸 반응에 의한 명현 현상입니다.

4.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사용법
무조건적인 연고 사용보다는 피부가 약을 받아들일 수 있는 체력을 먼저 길러주는 것이 순서입니다. 저는 진료 시 다음과 같은 단계별 접근법을 권장합니다.
1단계: 경피수분손실량(TEWL) 측정을 통한 장벽 상태 진단
수란트라를 사용하기 전, 현재 피부의 수분 보유력과 손실 정도를 측정합니다.

TEWL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면 이는 피부 장벽이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이 상태에서는 수란트라가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장벽의 재건이 선행되는 것이 좋습니다.


2단계: 프로토픽 병행
피부 장벽이 정상화 된 이후에는 엘리델(Pimecrolimus)이나 프로토픽(Tacrolimus)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면역 조절제를 병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이들은 피부 장벽을 약화시키지 않으면서도 수란트라로 인한 초기 염증 반응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줍니다. 수란트라가 모낭충이라는 적군을 공격하는 보병이라면, 프로토픽은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패 역할을 한다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엘리델과 프로토픽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 글을 참고해주세요.
결론적으로 주사피부염 치료는 연고 하나에 의존하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피부 장벽을 다독이며 나아가는 마라톤과 같습니다. 만약 수란트라 사용 후 피부가 심하게 요동친다면 자가 진단으로 고통받지 마시고,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여 현재 상태에 맞는 처방 수정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참고 문헌
- Jarmuda S, O’Reilly N, Żaba R, et al. Potential role of Demodex mites and bacteria in the induction of rosacea. J Med Microbiol. 2012;61(Pt 11):1504-1510. PMID: 22933353
- Jarmuda S, McMahon F, Żaba R, et al. Correlation between serum reactivity to Demodex-associated Bacillus oleronius proteins, and altered sebum levels and Demodex populations in erythematotelangiectatic rosacea patients. J Med Microbiol. 2014;63(Pt 2):258-262. PMID: 24248990
- Deeks ED. Ivermectin: A Review in Rosacea. Am J Clin Dermatol. 2015;16(5):447-452. PMID: 26254001
- Stein Gold L, Kircik L, Fowler J, et al. Long-term safety of ivermectin 1% cream vs azelaic acid 15% gel in treating inflammatory lesions of rosacea: results of two 40-week controlled, investigator-blinded trials. J Drugs Dermatol. 2014;13(11):1380-1386. PMID: 25607706
자주 묻는 질문
Q1. 명현 현상이 나타났을 때 수란트라 사용을 중단해야 하나요?
Q2. 수란트라와 보습제 중 무엇을 먼저 발라야 하나요?

아토피, 주사피부염, 지루성피부염
진료를 봅니다.
커뮤니티에 올려주신 소중한 후기들 덕분에 먼 곳에서도 찾아주시는 만큼,
정성 어린 진료로 보답하겠습니다
한덕규
미라젠의원 대표원장
University of Michigan, Ross School of Business 졸업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졸업
(전) 이화피닉스요양병원 대표원장
(현) 미라젠의원 대표원장

아토피, 주사피부염, 지루성피부염
진료를 봅니다.
커뮤니티에 올려주신 소중한 후기들 덕분에 먼 곳에서도 찾아주시는 만큼,
정성 어린 진료로 보답하겠습니다
한덕규
미라젠의원 대표원장
University of Michigan, Ross School of Business 졸업
충남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졸업
(전) 이화피닉스요양병원 대표원장
(현) 미라젠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