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안내
스테로이드 외용제 | 피부염의 ‘비상 브레이크’
스테로이드 외용제는 피부염을 가장 빠르고 강력하게 가라앉히는, 마치 ‘비상 브레이크’ 같은 약물입니다.
다만 브레이크를 자주 밟으면 패드가 닳는 것처럼, 스테로이드를 많이 쓰면 피부 장벽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꼭 필요한 상황에 현명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차
1. 스테로이드 외용제란?
스테로이드 외용제는 합성 부신피질호르몬(코르티코스테로이드)을 피부에 직접 바르도록 만든 약물입니다. 주요 작용 기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면역세포의 활성을 억제하고 염증 매개 물질(사이토카인)의 방출을 줄입니다.
- 혈관을 수축시켜 홍반과 부종을 완화합니다.
강도(혈관을 수축시키는 정도로 측정)에 따라 7단계 등급으로 나뉘며, 연고 · 크림 · 로션 등 다양한 제형이 있습니다.
2. 신중하게 써야 하는 이유
스테로이드는 강력한 항염 약물이지만, 장기 사용 시 피부 장벽을 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1
만성 피부염 치료의 궁극적 목표는 장벽을 회복하는 것인데, 스테로이드의 사용은 그 목표와 충돌할 수 있습니다.
3. 피부가 두꺼워졌을 때는 매우 유용합니다
아토피 피부염이 오래 반복되면 피부가 딱딱하고 두꺼워지는 변화(태선화)가 나타나는데, 이때는 스테로이드의 ‘피부를 얇게 만드는 부작용’이 매우 유용합니다.
강력한 스테로이드로 피부 두께를 줄인 뒤 칼시뉴린 억제제 등의 약물을 사용하면, 단독으로 바로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4. 등급과 제형
스테로이드 외용제는 강도에 따라 1등급(가장 강함)부터 7등급(가장 약함)까지 분류되고, 제형(연고 · 크림 · 로션 · 액 · 겔)별로 적합한 용도가 다릅니다.
등급과 제형, 등급별 제품 목록은 스테로이드 연고 등급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5. 흡수율
같은 외용제도 신체 부위에 따라 흡수되는 양이 크게 달라집니다. 피부 두께가 부위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2

팔뚝을 기준으로 성기 부위는 약 42배, 턱 주변은 약 13배, 이마는 약 6배 높은 흡수율을 보입니다. 반면 발바닥은 0.14배로 흡수율이 매우 낮습니다. 2 얼굴에 강한 등급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면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바르는 부위의 피부 장벽의 상태도 흡수율에 큰 영향을 줍니다. 장벽이 손상된 상태에서는 약물이 예상보다 많이 흡수될 수 있습니다.

6. 사용 방법
스테로이드 외용제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기본적 원칙입니다.
- 도포 횟수 — 대부분 1일 1~2회면 충분합니다. 횟수를 늘려도 효과가 비례하지 않고, 부작용 위험만 높아집니다. 3
- 테이퍼링 — 갑자기 중단하면 리바운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도포 횟수를 주 2~3회로 줄여가며 중단하거나, 칼시뉴린 억제제로 전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칼시뉴린 억제제에 대한 내용은 엘리델과 프로토픽 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 보습제 병용 — 스테로이드 연고는 보습제를 함께 쓸 때 더 적은 용량으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하루 1회 스테로이드에 보습제를 병행한 군이, 하루 2회 단독으로 쓴 군과 동등한 효과를 보인 연구도 있습니다. 4 피부염이 있을 때 보습제를 고르는 방법은 MD 크림 안내를 참고해 주세요.
7. 질환별 주의사항
아토피
급성 악화 시 염증을 빠르게 가라앉히는 데 유용합니다. 다만 장벽을 더 약화시킬 수 있으므로, 필요한 경우 단기간 충분한 강도로 사용한 뒤 칼시뉴린 억제제로 전환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주사피부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독일 피부과학회 가이드라인(2022)은 “스테로이드는 주사피부염의 적응증이 아니며,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5 미국 국립주사피부염학회(NRS) 역시 치료 옵션에서 스테로이드를 배제하고 있습니다. 6
지루성피부염
신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스테로이드로 국소 면역이 억제되면 말라세지아가 더 잘 번식하는 환경이 만들어져, 일시적으로 좋아졌다가 중단 시 악화되는 패턴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8. 결론
스테로이드 외용제는 강력한 항염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장벽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목적이 분명한 경우에만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용할 때는 반드시 부위와 피부 장벽 상태를 함께 고려해 등급과 사용 기간을 결정해야 합니다.
참고 문헌
- Hengge UR, Ruzicka T, Schwartz RA, et al. Adverse effects of topical glucocorticosteroids. J Am Acad Dermatol. 2006;54(1):1-15.
- Feldmann RJ, Maibach HI. Regional variation in percutaneous penetration of 14C cortisol in man. J Invest Dermatol. 1967;48(2):181-3.
- Saeki H, Ohya Y, Furuta J, et al. English version of clinical practice guidelines for atopic dermatitis 2021. J Dermatol. 2022;49(10):e315-e375.
- Lucky AW, Leach AD, Laskarzewski P, Wenck H. Use of an emollient as a steroid-sparing agent in the treatment of mild to moderate atopic dermatitis in children. Pediatr Dermatol. 1997;14(4):321-4.
- Clanner-Engelshofen BM, Bernhard D, Dargatz S, et al. S2k guideline: Rosacea. J Dtsch Dermatol Ges. 2022;20(8):1147-1165.
- Thiboutot D, Anderson R, Cook-Bolden F, et al. Standard management options for rosacea: The 2019 update by the National Rosacea Society Expert Committee. J Am Acad Dermatol. 2020;82(6):1501-1510.
자주 묻는 질문
Q. 1등급이 좋고 7등급이 나쁜 건가요?
A. 아닙니다. 등급은 강도의 차이를 나타냅니다. 손바닥처럼 두꺼운 부위에는 높은 등급이, 얼굴처럼 얇은 부위에는 낮은 등급이 적합합니다. 부위와 피부 상태에 맞는 등급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얼마나 오래 사용해야 하나요?
A. 급성기에는 보통 1~2주 연속 사용을 권장합니다. 그 이상 필요한 경우에는 도포 횟수를 줄이거나 등급을 낮추는 등의 조절이 필요합니다.
Q. 얼굴에 사용해도 되나요?
A. 필요한 경우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얼굴은 흡수율이 높으므로, 6~7등급의 약한 스테로이드를 단기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임신 중에 사용해도 되나요?
A. 스테로이드 외용제는 전신 흡수가 적어 임신 중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됩니다. 다만 강한 등급을 넓은 범위에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하며,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 후 사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