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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파시티닙 연고, 직구해서 써도 될까? | 임상 근거가 말하는 것


최근 아토피 커뮤니티에서 토파시티닙 연고인 토파타스가 화제입니다. “스테로이드 없는 연고인데 효과가 대단하다”, “인도에서 직구하면 된다”는 후기가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진료실에서도 토파시티닙 연고를 이미 직구해 쓰고 계신 분들이 종종 계셔서, 내용을 정리해두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항목토파시티닙 연고 2%엘리델 1%프로토픽 0.1%
성분토파시티닙 (JAK 1/3 억제제)피메크로리무스 (칼시뉴린 억제제)타크로리무스 (칼시뉴린 억제제)
효과 수준엘리델과 동등 (3상 임상 기준)프로토픽보다 낮음가장 강력
한국 허가미허가허가 (보험 적용)허가 (보험 적용)
구입 경로인도 직구처방처방
30g 기준 비용약 5만원 (직구+배송)약 2만원약 2만원
제형 · 사용감연고 (끈적임)크림 (가벼움)연고 (끈적임)
모공 폐색 (여드름 유발)있음적음있음

토파시티닙이 뭔가 — JAK 억제제


토파시티닙은 화이자가 개발한 JAK 1/3 억제제입니다. 원래는 먹는 약(젤잔즈)으로 류마티스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등에 쓰입니다. 피부의 염증 신호를 전달하는 JAK 경로를 차단해서 가려움과 습진을 줄이는 기전입니다.

화이자는 2016년에 이 성분을 연고로 만들어 아토피 임상시험을 진행했습니다. 결과가 나쁘지 않았지만, 이후 연고 개발을 중단했습니다. 대신 인도 제약사 인타스가 독자적으로 3상 임상을 진행해서 2023년에 인도 식약처(DCGI)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 제품이 커뮤니티에서 직구되는 “토파타스(Tofatas)”입니다.

인도에는 토파타스 외에도 다양한 토파시티닙 국소제제가 유통됩니다. 같은 성분이지만 제형과 제조사가 다릅니다.

제품명제형제조사비고
Tofatas (토파타스)연고 2%Intas Pharmaceuticals2023년 DCGI 최초 승인, 3상 임상 근거 보유
Tofajak (토파작)연고 2%Cipla경구제 + 연고 병행 판매
Tobraza (토브라자)연고 2%Glenmark경구제 + 연고 병행 판매
Aztofa (아즈토파)연고 2%Sun PharmaPrecise Biopharma OEM 제조
Tacotinib (타코티닙)연고 2%Steris Pharma아토피, 건선, 원형탈모 용도
Jakauto (자크오토)연고/겔 2%Eris Oaknet탈모, 아토피 타겟
Tofadoz (토파도즈)겔 2%MSN Laboratories인도 최대 겔 제조사
Tofanol (토파놀)연고 2%Knoll Healthcare연고, 겔 모두 출시

이 중에서 임상 근거가 있는 것은 인타스의 토파타스 하나뿐입니다. 나머지 제품은 같은 성분(토파시티닙 2%)을 쓰지만, 연고 · 겔의 기제와 피부 흡수율을 검증한 자료가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토피 커뮤니티에서 인도 직구로 유통되는 토파타스 토파시티닙 연고 2% 제품 튜브로, 인도 인타스 제약에서 제조한 JAK 1/3 억제제 연고이며 한국과 미국에서는 허가되지 않았다

같은 JAK 억제제 연고로는 룩소리티닙(옵젤루라, 루티닙)이 있습니다. 옵젤루라는 미국 FDA 승인을 받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허가되지 않았습니다.

제형도 다릅니다. 옵젤루라와 루티닙은 크림 제형이라 발림성이 가벼운 반면, 토파시티닙(토파타스)은 프로토픽과 비슷한 연고 제형이라 끈적임이 있습니다. 실제로 두 제품을 모두 직구해서 사용해본 환자분은 루티닙 쪽이 사용감이 훨씬 낫다고 하셨습니다.

미국 FDA 승인을 받은 JAK 1/2 억제제 크림 옵젤루라 룩소리티닙 제품으로, 토파시티닙 연고와 같은 JAK 억제제 계열이지만 억제하는 경로가 다르며 한국에서는 미허가 상태이다

임상 근거 — 효과는 엘리델 수준


토파시티닙 연고의 임상 근거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2016년 화이자의 2상 임상시험입니다.1 경증에서 중등증 아토피 환자 69명을 대상으로 토파시티닙 연고 2%와 위약을 4주간 비교했습니다. EASI 점수가 토파시티닙군에서 81.7% 감소한 반면, 위약군에서는 29.9% 감소에 그쳤습니다. 가려움은 바른 지 이틀째부터 호전되기 시작했고, 부작용은 위약과 차이가 없었습니다.

둘째, 2023년 인도에서 진행된 3상 임상시험입니다.2 이 시험은 토파시티닙 연고 2%를 엘리델(피메크로리무스 1%)과 직접 비교했습니다. 184명을 대상으로 4주간 진행한 결과, 두 약 모두 베이스라인 대비 유의하게 호전되었지만, 토파시티닙이 엘리델보다 우월하다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두 약의 EASI 점수 차이는 1.97점이었고, 95% 신뢰구간이 0을 포함했습니다.

정리하면, 토파시티닙 연고의 효과는 엘리델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토파시티닙 연고의 3상 임상시험에서 비교 대상으로 사용된 엘리델 피메크로리무스 1% 크림 제품으로, 한국에서 허가와 보험 적용이 되어 처방 가능한 비스테로이드 칼시뉴린 억제제 크림이다

여기서 중요한 맥락이 하나 있습니다. 엘리델은 같은 칼시뉴린 억제제인 프로토픽 0.1%보다 효과가 상당히 낮은 약입니다. 저는 성인 아토피 환자분께는 엘리델보다 프로토픽 0.1%를 먼저 권합니다. 프로토픽은 한국에서 허가되어 있고, 보험이 적용되며, 처방받으면 30g에 약 2만원입니다.

제형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엘리델은 크림이라 발림성이 가볍고 모공을 잘 막지 않지만, 토파시티닙은 연고 제형이라 모공을 막아 여드름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얼굴에 장기간 사용해야 하는 아토피 환자분께는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토파시티닙 연고를 인도에서 직구하면 배송비 포함 약 5만원입니다. 효과가 엘리델 수준이고, 엘리델이 프로토픽보다 아래라면, 국내에서 프로토픽을 처방받는 것이 모든 면에서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경구 젤잔즈의 안전성 경고, 연고에도 해당하나


토파시티닙을 검색하면 “심혈관 위험”, “암 발생 증가”같은 무서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건 먹는 약 젤잔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22년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발표된 대규모 임상시험(ORAL Surveillance)에서, 경구 토파시티닙을 복용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4,362명을 4년간 추적한 결과 심혈관 사건과 암 발생이 비교군보다 높았습니다.3 이후 미국 FDA는 경구 JAK 억제제 전체에 블랙박스 경고를 추가했습니다.

토파시티닙 성분의 경구제 젤잔즈 5mg 정제 제품 사진으로, 화이자에서 개발한 JAK 1/3 억제제이며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심혈관 및 암 발생 위험이 확인되어 FDA 블랙박스 경고가 추가되었다

그렇다면 바르는 연고도 위험할까요?

화이자의 약물동태 연구에 따르면, 토파시티닙 연고 2%를 체표면적 50% 이하에 도포했을 때 혈중 농도는 경구 5mg을 하루 두 번 복용했을 때에 비해 훨씬 낮습니다.4 연고로 바르면 전신에 흡수되는 양이 극히 적다는 뜻입니다. 이는 다른 국소 JAK 억제제에서도 비슷하게 확인되는 특성입니다.5 경구제의 안전성 문제를 연고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이 약물동태 데이터는 화이자의 임상시험에서 사용된 제형을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인도에서 직구하는 토파타스가 같은 흡수율을 보이는지는 별도로 검증된 바 없습니다.

직구 전 생각해볼 것


토파시티닙 연고 자체의 기전과 초기 임상 결과는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직구로 사용하기 전에 몇 가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검증 수준에 대한 의구심 — 같은 성분이라도 연고의 기제, 안정성, 피부 침투율은 제조사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토파타스는 인도 식약처(DCGI) 승인을 받았지만, DCGI의 승인 기준은 미국 FDA와 다릅니다. 화이자가 임상시험에서 사용한 연고와 인도에서 유통되는 연고가 동일한 품질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장기 안전성 데이터의 부재 — 현재까지 토파시티닙 연고의 임상시험은 모두 4주입니다. 아토피는 수개월에서 수년간 관리가 필요한 질환인데, 4주를 넘는 사용에 대한 데이터가 아직 없습니다.

이미 검증된 대안이 있다 — 프로토픽 0.1%는 수십 년간의 사용 경험과 장기 안전성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고, 토파시티닙 연고가 비교 대상으로 삼은 엘리델보다 효과가 높습니다. 한국에서 처방받을 수 있고, 보험이 적용되며, 가격도 저렴합니다.

토파시티닙 연고를 직구하기 전에 고려할 수 있는 국내 처방 가능한 프로토픽 타크로리무스 0.1% 연고 제품으로, 엘리델보다 효과가 높고 보험 적용이 되는 비스테로이드 칼시뉴린 억제제이다

커뮤니티에서 “기적의 약”처럼 이야기되는 만큼, 기대가 크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근거만 놓고 보면, 프로토픽이나 엘리델을 충분히 사용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직구에 먼저 손이 가는 건 순서가 맞지 않습니다. 아토피의 단계별 치료에 대해서는 안내 페이지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참고 문헌


Q. 토파시티닙 연고는 스테로이드인가요?

A. 스테로이드가 아닙니다. JAK 억제제라는 다른 계열의 면역 조절 약물입니다. 스테로이드처럼 피부 위축이나 리바운드 현상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장기 사용에 대한 안전성 데이터가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Q. 토파시티닙 연고와 옵젤루라는 같은 약인가요?

A. 같은 JAK 억제제 계열이지만 다른 성분입니다. 토파시티닙은 JAK 1/3을 억제하고, 옵젤루라의 성분인 룩소리티닙은 JAK 1/2를 억제합니다. 옵젤루라는 미국 FDA 승인을 받았지만, 두 약 모두 한국에서는 허가되지 않았습니다.

Q. 프로토픽을 이미 쓰고 있는데 토파시티닙으로 바꿀 필요가 있나요?

A. 현재 근거로는 바꿀 이유가 없습니다. 토파시티닙 연고의 3상 임상에서 확인된 효과는 엘리델 수준이고, 엘리델은 프로토픽 0.1%보다 효과가 낮습니다. 프로토픽이 잘 맞고 있다면 굳이 미허가 직구 약으로 전환할 근거가 부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