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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아토피 연고 | 비판텐, 프로토픽, 엘리델, 토파시티닙 등 9종 비교


얼굴의 아토피로 내원하신 분께 그동안 어떤 연고를 써보셨는지 여쭤보면, 스테로이드가 무서워서 비스테로이드 연고를 이것저것 발라보셨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듣습니다.

일반 의약품인 비판텐∙비아핀부터, 전문 의약품인 프로토픽∙엘리델, 해외 직구로 구한 루티닙∙옵젤루라∙토파시티닙까지 정말 다양한 제품을 말씀하시죠.

얼굴은 피부가 얇아서 바르는 약의 흡수율이 높고, 그래서 스테로이드 부작용을 걱정하시는 것도 당연합니다.

얼굴 아토피 피부염에 사용되는 비스테로이드 연고 7종 프로토픽 엘리델 앤줍고 옵젤루라 루티닙 토파타스 비판텐 제품 튜브를 나란히 비교한 사진

의사의 입장에서 아토피 연고로 루티닙∙토파시티닙 같은 국내 미허가 제품을 권할 순 없지만, 이미 사용하고 계신 분들께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에 글을 작성합니다. 얼굴 아토피로 내원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시는 비스테로이드 외용제 7종을 근거 중심으로 비교해 보겠습니다.

얼굴 아토피는 왜 다를까?


얼굴 피부는 팔이나 다리에 비해 각질층이 훨씬 얇습니다. 각질층이 얇다는 건 바르는 약이 피부 속으로 더 많이, 더 빨리 흡수된다는 뜻입니다.1

그만큼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랐을 때 효과도 강력하지만, 부작용도 그만큼 심할 수 있습니다. 피부 위축, 모세혈관 확장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리바운드입니다. 스테로이드를 오래 쓰다 끊으면 원래보다 더 심한 홍조와 작열감 등이 생길 수 있는데, 이런 리바운드 사례를 분석한 연구를 보면 대부분 얼굴에서 발생했습니다.2 얼굴 아토피가 생긴 경우 비스테로이드 연고를 찾는 분이 많은 이유입니다.

연고 vs 크림 | 어떤 제형이 좋을까?


같은 주성분이라도 연고와 크림은 기제가 다릅니다. 연고는 유분 기반이라 수분이 거의 안 들어가고, 크림은 유분과 수분을 섞은 유화 제형입니다. 이 차이가 얼굴 아토피에서는 꽤 중요합니다.

연고의 장점은 안전성입니다. 수분이 없거나 적기 때문에 미생물 억제를 위한 보존제가 거의 필요 없습니다. 크림은 수분 때문에 보존제가 필수고, 보존제(벤질알코올, 프로필렌글리콜, 소르브산 등)는 피부 장벽이 무너진 환자에서 접촉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꾸준하죠.3

연고의 단점은 여드름입니다. 유분이 모공을 막을 수 있습니다. 얼굴은 모공이 밀집된 부위라 연고를 바르면 여드름이 새로 생기거나, 원래 있던 여드름이 악화되는 경우가 꽤 흔합니다. 실제로 프로토픽 연고를 처방해 드리면 여드름이 악화되어 오시는 분이 종종 계십니다. 사용감도 문제입니다. 끈적이고 번들거리는 연고를 얼굴에 꾸준히 바르기란 쉽지 않습니다.

연고와 크림 제형의 피부 단면 비교 일러스트, 연고는 보존제가 적지만 모공을 폐쇄하고 크림은 보존제가 많지만 모공을 덜 막는 차이를 보여주는 얼굴 아토피 연고 선택 가이드

유럽 전문가 합의문에서도 이 점을 반영해, 중등도 이상이거나 몸에는 연고를, 얼굴이나 경증에는 크림을 권고하고 있습니다.4

정리하면, 효과와 안전성은 연고가 낫지만, 여드름이 있다면 크림을 쓰는 게 현실적입니다. 저는 우드등 검사로 모공의 막힘을 확인한 뒤, 여드름이 생길 것 같은 환자분들께는 크림 제형을 처방합니다.

우드등 검사로 모공 상태를 확인한 뒤 모공 개방 시 연고 모공 폐쇄 시 크림을 선택하는 얼굴 아토피 연고 처방 흐름도
연고크림
보존제없거나 최소상대적으로 많음
접촉 피부염 위험낮음상대적으로 높음
모공 폐쇄/여드름유발 가능상대적으로 적음
사용감끈적임가벼움
얼굴 적합성여드름 없으면 우선여드름 있으면 우선

비스테로이드 아토피 연고 7종 비교


비스테로이드 아토피 연고들의 상대적인 효능은 여러 임상시험의 결과를 종합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2024년 코크란 연구팀의 분석(임상시험 291건, 총 45,846명)이 이미 프로토픽∙엘리델∙앤줍고∙옵젤루라를 비교해주었고, 토파시티닙∙비판텐의 상대적 효능은 별도의 임상시험들로 간접 비교할 수 있습니다.5

성분대표 제품제형효능 등급한국 허가
타크로리무스 0.1%프로토픽 0.1% 연고★★★★O (급여)
델고시티닙 0.5%앤줍고크림★★★★손습진만 (비급여)
루소리티닙 1.5%옵젤루라, 루티닙크림★★★★X (직구)
타크로리무스 0.03%프로토픽 0.03% 연고★★★O (급여)
피메크로리무스 1%엘리델크림★★O (급여)
토파시티닙 2%토파타스연고★★X (직구)
덱스판테놀 5%비판텐, D-판테놀연고★ (보조제)OTC

프로토픽 0.1% | 가장 검증된 선택

얼굴 아토피 연고로 가장 오래 검증된 비스테로이드 외용제인 프로토픽 타크로리무스 0.1% 연고 10g 튜브 제품

타크로리무스 0.1% 연고는 20년 넘게 쌓인 임상 근거를 가진 비스테로이드 아토피 연고의 기준점입니다. 코크란 분석에서 6건의 임상시험(1,640명)을 분석한 결과, 0.1%는 0.03%보다 의사 평가 호전율이 18% 유의하게 높았습니다.6 3건의 직접 비교 임상시험에서 피메크로리무스 크림보다 효과가 뚜렷하게 우월하면서 안전성은 비슷했습니다.7 2024년 코크란 분석에서도 프로토픽 0.1%는 가장 효과가 뛰어난 비스테로이드 외용제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5

단점은 처음 2~3일간 따끔거림과 화끈거림입니다. TRPV1 수용체를 자극해 서브스턴스 P와 CGRP가 한꺼번에 방출되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신경 말단에 저장된 서브스턴스 P와 CGRP가 반복 자극으로 고갈되면, 장기적으로는 가려움∙따가움∙홍조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초기 불편감은 보통 1주 이내에 가라앉고, 냉장 보관 후 바르면 자극을 줄일 수 있습니다. 프로토픽에 대한 자세한 내용얼굴에 바를 때 농도 선택은 각각의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앤줍고, 옵젤루라, 루티 | 프로토픽에 필적하는 신약

앤줍고(델고시티닙)와 옵젤루라∙루티닙(루소리티닙)은 JAK 억제제라는 새로운 계열의 외용제입니다. 291건 임상시험 종합 분석에서 이 두 약은 프로토픽 0.1%와 거의 같은 수준의 효능을 보였습니다.5 2026년에 발표된 분석에서는 비스테로이드 외용제 중 루소리티닙의 효능이 가장 높게 평가되기도 했습니다.8

특히 얼굴/목 피부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유의한 개선이 확인되었습니다. 루소리티닙은 얼굴/목 전용 임상시험에서 2주 만에 유의한 호전을 보였고9, 델고시티닙은 기존 스테로이드나 타크로리무스에서 전환한 환자들의 만족도와 증상을 모두 개선시켰습니다.10

하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큽니다. 앤줍고는 한국에서 만성 손습진에만 허가되어 있고 비급여(60g 약국 입고가만 69만원)이며, 옵젤루라 ∙ 루티닙은 아예 허가가 되어 있지 않아 해외 직구만 가능합니다. 효능은 프로토픽급이고 크림이라 사용감은 더 좋겠지만, 가격과 접근성 면에서 첫 번째 선택지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엘리델, 토파시티닙 | 한 단계 아래

여드름이 동반된 얼굴 아토피 연고 대안으로 쓰이는 엘리델 피메크로리무스 1% 크림 10g 튜브 제품
한국 미허가로 직구로 유통되는 얼굴 아토피 연고 대안인 토파타스 토파시티닙 2% 연고 튜브 제품

피메크로리무스 1% 크림(엘리델)은 프로토픽보다 항염 효과가 낮습니다. 직접 비교 임상시험에서 일관되게 프로토픽에 열세를 보였고,7 2024년 코크란 분석에서도 비스테로이드 외용제 중 하위권에 위치했습니다.5 토파시티닙 2% 연고 역시 인도에서 진행된 3상 임상시험(184명)에서 피메크로리무스와 직접 비교한 결과, 동등한 효과에 그쳤습니다. 즉 엘리델과 토파시티닙은 효능이 같은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엘리델은 언제 쓸까요? 크림 제형이라 모공을 덜 막기 때문에, 여드름이 동반된 얼굴 아토피에는 엘리델이 더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효과가 낮더라도 꾸준히 바를 수 있어야 치료가 되니까요.

토파시티닙 연고는 한국 미허가, 장기 데이터 부재(4주 임상시험만 존재)로 적극적으로 권하기 어렵습니다. 아토피 커뮤니티에서 “토파시티닙도 잘못 쓰면 여드름 폭탄을 맞는다”고 표현하시는 분들을 보는데, 이건 토파시티닙 자체의 특성이라기보다 연고 제형의 특성입니다. 연고의 유분이 모공을 막아 여드름을 유발하는 것이므로, 프로토픽을 쓸 때도 마찬가지로 생길 수 있습니다.

비판텐, D-판테놀 | 보조제

비판텐 연고와 D-판테놀 연고 제품 비교 사진 — 두 제품 모두 덱스판테놀 5% 함유 일반의약품이며 첨가제로 라놀린을 포함하고 있는 덱스판테놀 연고 제품

덱스판테놀 5%(비판텐∙D-판테놀)는 항염증 약이 아니라 피부 장벽 수복 보조제입니다. 프로토픽이나 엘리델과 직접 비교한 연구는 없지만, 소아 아토피 임상시험에서 가장 약한 스테로이드인 하이드로코르티손 1%와 비슷한 수준의 효능을 보였습니다. 엘리델 역시 가이드라인에서 같은 약한 스테로이드급으로 분류되므로, 비판텐의 항염 효과는 엘리델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연고 제형이라 여드름을 유발할 수 있고, 첨가제인 라놀린은 2023년 올해의 접촉 알레르겐으로 선정된 성분입니다. 장벽이 무너진 피부염 환자에서 접촉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어서, 얼굴 아토피 연고로는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가상 처방 vs 현실 처방


규제와 가격을 따지지 않고, 문헌만 보고 얼굴 아토피 연고를 가상 처방을 한다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효능이 같다면 얼굴 아토피에는 크림이 연고보다 유리하므로, 1순위는 앤줍고∙옵젤루라∙루티닙 같은 크림 제형의 JAK 억제제, 2순위는 프로토픽 0.1%, 3순위는 프로토픽 0.03%, 4순위는 엘리델, 5순위는 토파시티닙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앤줍고는 한국에서 아토피가 아닌 손습진에만 허가되어 있고, 60g에 약국 입고가만 69만원입니다. 옵젤루라∙루티닙∙토파타스는 아예 허가가 없어 직구만 가능합니다. 그리고 루티닙∙토파타스는 규제 환경이 미국이나 한국과는 다른 방글라데시와 인도에서 허가를 받은 약이기 때문에 얼마나 엄격히 검증돼있는지 알기 어렵죠.

한국에서 허가∙급여되는 약으로 한정하면, 여드름이 없다면 프로토픽 0.1%, 여드름이 있거나 모공이 많이 막혀 있다면 엘리델이 현실적인 1순위입니다. 저도 실제 처방은 이 두 가지를 중심으로 하며, 구체적으로는 다음 순서를 따릅니다:

우드등 검사 상 모공이 막혀 있거나 여드름이 있는 경우 → 엘리델 크림을 먼저 씁니다. 효과가 부족하면 프로토픽 0.1% 연고로 전환합니다.

우드등 검사 상 모공이 막혀 있지 않고 여드름이 없는 경우 → 프로토픽 0.1% 연고를 먼저 씁니다. 사용 후 여드름이 생기면 엘리델 크림으로 전환합니다.


참고 문헌


얼굴 아토피 연고, 연고와 크림 중 어떤 게 나은가요?

여드름이 없다면 연고(프로토픽)가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 유리합니다. 연고는 보존제가 적어 접촉 피부염 위험이 낮습니다. 하지만 연고 사용 후 여드름이 생기거나 심해진다면 크림(엘리델)으로 전환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프로토픽 바르면 따갑고 빨개지는데 정상인가요?

처음 2~3일은 TRPV1 수용체 자극으로 따끔거림, 화끈거림, 홍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보통 1주 이내에 가라앉습니다. 냉장 보관 후 바르면 초기 자극을 줄일 수 있습니다. 3일 이상 계속 악화된다면 접촉 피부염 가능성이 있으니 사용을 중단하고 진료를 받으세요.

해외 직구 연고(옵젤루라, 토파시티닙)를 써도 되나요?

한국에서 허가되지 않은 제품은 품질 관리와 생물학적 동등성이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프로토픽과 엘리델이 한국에서 처방 가능하고 보험급여도 적용되므로, 먼저 이 약들로 치료를 시작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