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지루성피부염의 원인을 말라세지아 곰팡이로 알고 계시지만, 피부 장벽이 튼튼하면 말라세지아가 조금 많더라도 문제가 잘 생기지 않습니다.1 반면 장벽이 약해져 있으면 말라세지아가 조금만 많아져도 그 부산물이 피부에 스며들어 염증을 일으킵니다.2
그래서 핵심은 말라세지아가 ‘얼마나 많으냐’가 아니라 내 피부가 ‘얼마나 약하냐’입니다. 케토코나졸 크림 같은 항진균제 외에도 피부 장벽을 튼튼하게 만드는 치료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1. 지루성피부염이란?
지루성피부염은 피지가 많이 나오는 곳이 붉어지고 기름진 노란 각질이 생기는 피부 질환입니다.
1.1 잘 생기는 부위
- 두피: 가장 흔한 부위
- 얼굴: 코 양옆 · 눈썹 · 귀 뒤 · 이마 헤어라인
- 몸통: 앞가슴 · 겨드랑이 · 사타구니

1.2 증상
- 기름진 노란 각질이 붉은 피부 위에 쌓임
- 가려움(아토피만큼 심하지 않은 경우가 많음)

2. 지루성피부염의 원인
2.1 말라세지아보다 피부 장벽이 중요한 이유
말라세지아는 건강한 어른 대부분(75~98%)의 피부에 원래 사는 곰팡이입니다.3
그런데도 지루성피부염은 특정 사람들에게만 생깁니다. 지루성피부염이 있는 분들도 증상이 있는 자리와 없는 자리의 말라세지아 양은 비슷합니다. 다른 것은 피부 장벽의 상태입니다. 증상이 있는 자리는 피부 장벽이 약해져 있습니다.1
그래서 항진균제를 쓰면 말라세지아가 줄어 좋아지지만, 장벽은 그대로 약하기 때문에 끊고 나서 말라세지아가 늘면 다시 생기기 쉽습니다. 끊고 6개월 안에 절반 가까이(47%)가 재발합니다.4

2.2 지루성피부염이 생기는 과정
지루성피부염은 이렇게 생깁니다.
- 피부 장벽 손상: 장벽이 약해져 바깥 물질이 쉽게 스며듭니다.
- 말라세지아 부산물 침투: 말라세지아가 피지를 분해해 만든 지방산 같은 부산물이 약해진 장벽을 통과합니다.2
- 염증 유발: 피부가 붉어지며 각질이 생기고 장벽이 더 약해집니다.

2.3 지루성피부염 · 아토피 · 주사피부염, 뭐가 다른가요?
세 질환 모두 피부가 약해 접촉 피부염이 잘 생긴다는 점이 같습니다. 다른 점은 약한 피부로 무엇이 더 들어오느냐입니다.
| 질환 | 약한 피부로 더 들어오는 것 | 더하는 치료 |
|---|---|---|
| 지루성피부염 | 말라세지아 진균 부산물 | 항진균제 |
| 아토피 피부염 | 알레르겐(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등) | 알레르겐 피하기 |
| 주사피부염 | 모낭충 잔해 | 모낭충 치료 |
그래서 셋 다 피부를 튼튼하게 만드는 치료가 기본이고, 무엇이 들어오느냐에 따라 더하는 치료가 달라집니다.
각 질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토피 안내문, 주사피부염 안내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3. 치료
3.1 항진균제
말라세지아에는 항진균제인 케토코나졸이 잘 듣습니다.
케토코나졸은 크림과 세정제가 있는데, 케토코나졸 크림이 바른 자리에 남아 오래 작용하기 때문에 니조랄 같은 세정제보다 낫습니다. 크림을 바르기 어려운 두피만 세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모공 상태가 그대로면 말라세지아가 다시 많아지고, 피부 장벽이 계속 약한 상태면 말라세지아가 조금만 많아져도 염증이 생기기 때문에 항진균제만으로는 다시 생기기 쉽습니다.
3.2 스테로이드 연고
스테로이드 연고는 염증을 가장 빠르게 가라앉힐 수 있지만, 오래 쓰면 피부를 더 약하게 만듭니다.5 그래서 등급 · 바를 부위 · 피부 상태를 잘 보고 써야 하고, 염증이 심할 때만 짧게 사용한 뒤 프로토픽 · 엘리델로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스테로이드 연고의 기본적인 사용 방법과 주의사항은 스테로이드 외용제 안내에서, 등급별 제품 목록은 스테로이드 연고 등급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3.3 프로토픽과 엘리델
프로토픽과 엘리델은 스테로이드가 안 들어간 염증을 가라앉히는 연고로, 피부를 약하게 만들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6 끊은 뒤에도 재발이 스테로이드 연고보다 적고 덜 심합니다.7
두피에는 주로 엘리델을 씁니다. 프로토픽은 끈적거리는 연고라 머리카락이 있는 두피에 바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다만 두 연고 모두 피부 장벽이 약할 때는 과량이 흡수되면서 드물지만 접촉 피부염이 생길 수 있어, 사용 전 첩포 검사로 민감도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 바르다가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멈추고 진료를 받으세요.
- 작은 물집이 무리 지어 생기거나 빠르게 번질 때8
- 목 · 겨드랑이 같은 곳의 림프절이 붓고 가라앉지 않을 때8
- 3일 넘게 발랐는데 가려움 · 화끈거림 · 빨개짐이 점점 심해질 때
- 진물이 날 때
각 약의 사용 맥락과 특징은 엘리델 안내와 프로토픽 안내에서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3.4 보습제
보습제는 약해진 장벽 위에 보호막을 만들어 자극을 막아줍니다. 다만 피부 장벽이 약할 때는 보습제의 성분들이 과도하게 스며들어 접촉 피부염을 일으키고,9,10 보습제의 유분기가 말라세지아의 먹이가 될 수 있습니다.2,11 그래서 잘 맞는 보습제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용하던 보습제가 의심된다면 3일 정도 바르지 말아 보세요(노보습). 그동안 좋아진다면 그 보습제가 증상을 악화시키고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보습을 멈추면 피부를 보호하던 도움도 사라지므로, 좋아지지 않았다고 해서 잘 맞는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노보습의 원리와 판단 기준은 노보습 치료 글에서, 보습제를 고르는 방법은 MD 크림 안내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두피용 보습제
두피는 머리카락 때문에 일반적인 보습제를 고르게 바르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 두피용 보습제가 두피의 약해진 피부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두피용 보습제에 대한 내용은 제로이드 MD 글을 참고해 주세요.
3.5 리라젠 소노
보습제가 장벽을 지키기 위한 기본이라면, 리라젠 소노는 약해진 장벽의 회복을 적극적으로 돕는 치료입니다. EGF · bFGF가 들어간 창상피복재를 바르고 초음파를 더해, 손상된 피부를 보호하면서 장벽의 회복을 돕습니다.
보통 일주일에 한 번씩 치료하며, 대부분 1~2번 만에 좋아지기 시작해 5~10번 사이에 치료를 마칩니다. 통증은 거의 없고, 일반적으로 증상이 심할수록 더 잘 반응합니다.
3.6 이소티논
여드름 약인 이소티논은 피지를 줄입니다. 말라세지아는 피지를 먹고 자라서, 피지가 줄면 잘 자라지 못합니다. 그래서 심한 지루성피부염에는 이소티논을 써 볼 수 있습니다.12 다만 피부 장벽을 약하게 만들 수 있어 주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13,14
4. 생활 속 자극원 관리
피부가 약할 때는 피부에 닿는 모든 것이 접촉 피부염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4.1 세탁 세제와 섬유유연제
매일 입는 옷과 밤새 덮는 이불에 남은 세제 · 섬유유연제의 향료와 방부제는 약한 피부에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15
- 향이 있는 섬유유연제는 피하세요: 섬유유연제는 섬유 표면에 향료와 화학 성분을 입히는데, 이 중 향료는 옷에 오래 남아 약한 피부에 계속 닿습니다.
- 무향 · 무색소 액체 세제를 쓰세요: 액체 세제는 물에 잘 녹아 가루 세제보다 옷에 덜 남습니다. 향료와 색소가 들어가지 않은 제품을 고르세요.
- 헹굼을 1~2회 더 하세요: 세탁기 기본 헹굼보다 1~2회 더 헹궈 남은 세제를 씻어 내세요.

4.2 향수와 향료
- 향료는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을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입니다.15 디퓨저, 룸 스프레이도 공기 중에 떠다니던 향료 성분이 피부에 내려앉아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 피부 장벽이 불안정할 때는 향수를 피부에 직접 뿌리지 마세요. 꼭 향수를 쓰고 싶다면 피부가 아닌 옷이나 머리카락 끝에 조금만 뿌리세요. 다만 이렇게 뿌린 향수도 피부에 닿거나 내려앉아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4.3 그 외의 생활 습관
- 선크림이나 화장품 사용을 최소화하세요. 피부에 스며들어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자외선은 선크림보다 양산이나 썬캡으로 피하세요.
- 술, 사우나, 목욕, 뜨거운 샤워처럼 몸을 뜨겁게 하는 것은 피하세요. 피부의 온도가 올라가면 피가 많이 가 염증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 피부에 묻은 자극원은 그때그때 닦아내세요. 아침저녁으로 세안과 샤워를 하고, 미세 먼지 같은 외부 자극에 노출되었다면 바로 씻으세요. 다만 강한 세안제나 뜨거운 물은 장벽을 더 무너뜨립니다. 장벽이 많이 약해졌다면 미지근한 물로 물세안 위주로 하세요.
5. 본원의 치료 방침
첫 방문 시
두 번째 방문 시
1. 생활 습관 개선안 안내
알레르기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떤 먼지를 어떻게 피할지 안내해 드립니다.

3. 약 처방
첩포 검사에서 문제가 없었던 연고로 필요에 따라 염증 · 모낭충 · 진균을 조절하고, 심한 경우 이소티논으로 피지를 조절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지루성피부염은 완치가 가능한가요?
일상생활에 지장이 거의 없을 정도로 좋아질 수 있습니다. 지루성피부염은 피부 장벽이 약할 때 말라세지아가 조금만 늘어도 염증이 생기는 상태라서, 장벽을 다시 튼튼하게 만들고 말라세지아가 다시 많아지지 않게 관리하면 증상 없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말라세지아균이 원인인데 왜 항진균제만으로 낫지 않나요?
케토코나졸 같은 항진균제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습니다. 다만 끊으면 6개월 안에 절반 가까이 재발합니다.4 말라세지아는 원래 피부에 사는 곰팡이라서 케토코나졸로 완전히 없앨 수 없고,3 피부 장벽이 약한 상태라면 말라세지아가 조금만 다시 많아져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입니다.1
얼굴 지루성피부염에는 어떤 연고를 쓰나요?
말라세지아를 줄이는 케토코나졸 크림과, 스테로이드가 안 들어간 프로토픽 · 엘리델을 주로 씁니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염증을 가장 빠르게 가라앉히지만 오래 쓰면 피부를 더 약하게 만들어서,5 염증이 심할 때만 짧게 쓰고 가라앉으면 프로토픽 · 엘리델로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지루성피부염 샴푸(니조랄)만 써도 되나요?
니조랄 같은 세정제는 씻어 내기 때문에, 바른 자리에 오래 남는 케토코나졸 크림보다 효과가 떨어집니다. 크림을 바르기 어려운 두피에만 세정제를 쓰고, 얼굴 · 몸에는 크림을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비판텐을 발라도 되나요?
지루성피부염에는 권하지 않습니다. 비판텐은 기름기가 많은 연고라, 그 유분이 말라세지아의 먹이가 될 수 있습니다.2,11
화장품 · 로션은 어떤 걸 써야 하나요?
기름진 제품은 말라세지아의 먹이가 될 수 있어 유분이 적은 로션 타입이 낫습니다. 장벽이 약할 때는 성분이 많이 스며들어 접촉 피부염을 일으킬 수도 있으니, 쓰던 제품이 의심되면 3일 정도 바르지 말아 보세요(노보습).
치료는 얼마나 걸리나요?
보통 일주일 간격으로 5~10회 치료하면 끝납니다. 대부분 1~2번 만에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음식이나 영양제로 좋아질 수 있나요?
음식이나 영양제만으로 좋아진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4,379명을 조사한 연구에서 과일을 많이 먹는 사람에게 지루성피부염이 조금 적었지만, 먹는 것을 바꿔서 좋아지는지 확인한 시험은 없습니다.16 술처럼 몸을 뜨겁게 하는 것만 피하고, 치료는 피부 장벽과 말라세지아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생아 · 아기 지루성피부염은 태열 · 아토피와 어떻게 구별하나요?
아기 지루성피부염은 아기가 거의 가려워하지 않고, 두피와 기저귀 부위에 기름진 노란 각질이 생깁니다. 아토피는 몹시 가려워하고, 얼굴 · 팔다리 바깥쪽에 생기며 기저귀 부위는 대부분 깨끗합니다.17 흔히 태열이라고 부르는 증상에 아기 지루성피부염이 들어가며, 보통 생후 2~4주에 나타나 수주 안에 저절로 좋아집니다. 자세한 구별법은 신생아 아토피와 태열 감별 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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