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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로이드 연고 부작용 | 리바운드가 생기는 2가지 이유


저희 병원을 찾는 분 중에는 스테로이드 연고 부작용으로 오시는 환자분들도 꽤 많이 계십니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날카로운 검과 같아 잘 사용하면 강력한 도구지만, 잘못 사용하면 피부를 다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일으키는 면역세포뿐 아니라 피부세포의 증식과 피부 조직을 유지하는 과정에도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피부가 얇고 약해져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피부에 살던 미생물이 증식하면서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스테로이드 연고 부작용이 어떤 원리로 생기고, 진료실에서는 주로 어떤 증상으로 나타나는지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는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들입니다.

볼과 코를 중심으로 붉은 기운과 가는 혈관이 두드러지는 얼굴 피부를 재현한 이미지

스테로이드 연고 부작용의 핵심: 피부 장벽의 변화


피부염 환자분들을 진료하는 입장에서 두 가지 중 더 골치 아픈 부작용은 피부 장벽의 약화입니다. 염증이 가라앉은 뒤에도 피부가 쉽게 자극받는 상태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테로이드 연고가 피부를 얇게 만드는 작용은 태선화가 있는 부위의 치료 반응에서 체감할 수 있습니다. 태선화는 반복해 긁어서 피부가 두껍고 딱딱해지는 것을 말합니다.

손목 피부가 두껍고 거칠어지며 피부 주름이 깊게 드러나는 태선화를 재현한 이미지

태선화 부위에 중간 강도의 스테로이드와 스테로이드가 아니지만 그에 견줄 만한 항염 효과를 가진 프로토픽 0.1%를 썼을 때를 비교하면, 덜 긁게되는 정도는 비슷해도 태선화가 줄어드는 속도는 큰 차이가 납니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쓸 때 훨씬 빠르게 얇고 부드러워집니다.

이럴 때 스테로이드 연고의 피부 두께를 감소시키는 작용을 뚜렷하게 체감합니다. 그리고 이건 저만의 임상 경험에서 나오는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라, 사람 피부를 측정한 연구에서도 실제로 확인됩니다.1

스테로이드 연고가 피부 장벽의 회복을 늦추는 현상과, 피부 장벽을 구성하는 지질의 합성을 억제하는 작용 역시 연구에서 실제로 확인된 바 있습니다.2

피부 장벽이 약해지면 피부염이 만성화되는 이유


아토피피부염을 설명하는 중요한 원리는 약한 피부 장벽을 통해 자극 물질이 쉽게 들어와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스테로이드 연고 부작용으로 피부 장벽이 약해졌을 때도 이와 비슷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2,3

스테로이드 연고 부작용인 피부 장벽 약화를 설명하는 그림. 건강한 피부와 약해진 피부의 각질세포 · 지질층 · 수분 손실 · 자극 물질 침투 비교

이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보습제 같은 화장품입니다. 피부 장벽이 약해지기 전에는 잘 쓰던 화장품도, 장벽이 약해지고 나면 피부에 더 많이 흡수되어 일부 성분이 접촉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3

이 문제를 심한 아토피피부염을 겪어본 환자분들은 대부분 경험적으로 알고 계십니다. 진물이 날 정도로 증상이 심할 때는 보습제를 바르지 않는 편이 오히려 편하다는 것을요.

볼과 입 주변에 붉은 염증과 각질, 진물이 동반된 심한 얼굴 아토피피부염을 재현한 이미지

하지만 보습제 없이는 피부 장벽이 회복하기 어렵고, 잘 맞는 보습제를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한 번 피부 장벽이 약해지고 나면 피부염이 쉽게 만성화되는 것입니다.

잘 맞는 보습제를 찾아야 리바운드가 줄어드는 이유


보습제는 환자분들이 스테로이드 리바운드라고 부르는 현상의 많은 부분에도 관여한다고 봅니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는 동안에는 보습제가 접촉 피부염을 일으킬 소지가 있어도, 그 염증이 억제되므로 모르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 문제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끊었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데, 저는 스테로이드 연고의 피부 장벽을 약하게 만드는 작용이, 보습제에 의한 리바운드를 유발한다고 봅니다.

맞지 않는 보습제를 계속 사용할 때 스테로이드 사용 중 억제된 염증과 장벽이 더 약해진 상태에서 중단 후 드러나는 염증을 비교한 모식도

하지만 보습제는 피부 표면에 보호막을 만들어 피부 장벽의 기능을 보완하고 피부의 회복을 돕기도 합니다.3 그래서 힘들고 막막하더라도 잘 맞는 보습제를 찾는 것은 반복되는 피부염에서 벗어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얼굴에서는 특히 미생물 밸런스도 고려해야 합니다


얼굴 피부의 모낭과 피지샘 구조, 여드름균과 말라세지아 및 모낭충의 모습을 확대해 보여주는 모식도

우리 피부에는 다양한 미생물이 살고, 특히 피지가 많은 얼굴은 여드름균 · 말라세지아 · 모낭충이 살기 좋은 환경입니다. 원래도 우리 피부에 존재하는 이런 미생물들은 스테로이드 연고로 면역이 억제되면 과도하게 증식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얼굴의 스테로이드 연고 부작용으로 내원하시는 환자분들 중 화농성 여드름처럼 크고 단단한 결절이나, 날치알 같은 자잘한 농포도 가지고 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아래는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상당히 과장된 예시 이미지들입니다.

양쪽 볼과 턱에 크고 붉게 부어오른 결절과 작은 농포가 함께 나타나는 심한 염증성 여드름을 재현한 이미지
입 주변과 턱에 흰색 또는 옅은 노란색 고름이 보이는 작은 농포가 여러 개 생긴 모습을 재현한 이미지

스테로이드 연고 부작용으로 여드름이 생긴 경우는 치료가 까다롭습니다. 여드름에 흔히 쓰는 레티노이드나 벤조일 페록사이드는 접촉 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어 치료 옵션이 제한되기 때문입니다.4 이런 경우 호르몬 치료를 고려하게 되는데, 남성분들은 이 중에서도 사용 가능한 옵션이 제한되어 치료가 더 까다롭습니다.5

반면 모낭충이나 말라세지아가 많아진 경우는 비교적 치료가 수월합니다. 항기생충 · 항진균 연고를 사용해볼 수 있는데, 제 경험상 이런 연고들은 접촉 피부염을 일으키는 경우가 여드름 연고보다 드물기 때문입니다. 피부 상태에 따라서 애초에 피부염 치료를 위해 면역억제 연고를 쓸 때 미생물을 억제하는 연고를 예방적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전신 흡수로 인한 스테로이드 연고 부작용은 흔치 않습니다


매일 수십 명의 피부염 환자분을 뵙지만, 아직까지 스테로이드 연고의 전신 흡수 때문에 부작용이 생겼다고 의심되는 환자분을 본 적은 없습니다.

물론 실제로 가능한 부작용입니다. 약이 몸 안으로 과도하게 흡수되면 체중이 늘고 얼굴이 둥글어지는 쿠싱증후군이 생길 수 있고, 몸이 스스로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만드는 기능이 억제되어 심한 피로 · 근력 저하 · 어지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6

다만 대부분의 환자분들은 스테로이드 연고 부작용에 경각심을 어느 정도 갖고 계시기 때문에, 이런 부작용이 생길 정도로 스테로이드 연고를 심하게 오남용한 사례는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참고 문헌


스테로이드 연고를 끊으면 왜 다시 피부염이 심해지나요?

염증을 유발하는 요인에 계속 노출된 상태에서 스테로이드 연고만 중단하면, 그동안 연고에 의해 억제됐던 염증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제가 진료실에서 보는 가장 대표적인 유발 요인은 피부에 잘 맞지 않는 보습제입니다.

예전에는 잘 쓰던 보습제가 왜 갑자기 안 맞나요?

피부 장벽이 약해지면 보습제의 일부 성분이 피부에 더 많이 스며들어 접촉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더라도 보습제는 피부 장벽의 기능과 회복을 돕기 때문에, 피부 상태에 잘 맞는 보습제를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3

피부염과 여드름이 함께 있으면 왜 치료가 까다로운가요?

여드름에 흔히 쓰는 레티노이드나 벤조일 페록사이드가 접촉 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어 치료 선택지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4 저희 병원에서는 피부 상태에 따라 호르몬 치료 같은 다른 선택지를 고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