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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자차 유기자차 차이 | 주사 피부염에 이 차이보다 중요한 것


주사 피부염으로 내원하신 분들께 선크림을 바르시는지 여쭤보면, 따갑고 붉어도 꼭 발라야 한다고 생각해 참고 바르시는 분이 많습니다.

왜 그러시는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자외선은 주사 피부염의 흔한 악화 요인이기 때문입니다.1

하지만 피부 장벽이 약할 때는 선크림 자체와 바를 때의 마찰, 지울 때의 세안 모두 피부에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선크림을 고를 때 무기자차 유기자차 차이만 보고 골라서는 안 됩니다.

무기자차 유기자차 차이가 뭔지, 그리고 어떤 기준으로 선크림을 선택하셔야 하는지 정리해보았습니다.

무기자차 유기자차 차이


무기자차 유기자차 차이를 설명할 때 흔히 무기자차는 반사, 유기자차는 흡수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 설명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무기자차인 산화아연과 산화티타늄도 자외선을 주로 흡수해서 피부를 보호합니다. 2016년 금속 산화물 자외선 차단 성분의 작용 방식을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산화아연과 산화티타늄의 자외선 반사와 산란은 평균 4~5% 정도에 그쳤습니다.2

핵심은 자외선 차단 성분이 입자 형태로 섞여 있는지, 제품에 녹아 있는지입니다. 무기자차는 물에 분필가루를 넣은 것처럼 미세한 입자가 섞여 있는 제품, 유기자차는 설탕물처럼 주성분이 녹아 있는 제품입니다.

이 차이가 사용감과 백탁의 차이를 만듭니다. 무기자차는 충분한 효과를 내려면 입자를 많이 넣어야 하기 때문에 뻑뻑할 수 있고, SPF · PA가 높을 수록 입자가 더 많아 더 뻑뻑한 경향이 있습니다. 또 입자들이 빛을 일부 반사하거나 산란하면 피부가 하얗게 보이는데, 이것이 백탁 현상입니다.2

반면 유기자차는 자외선 차단 성분이 제품에 녹아 있기 때문에 바를 때 뻑뻑함도, 백탁 현상도 드뭅니다.

무기자차 유기자차 차이를 비커로 비교해, 무기자차는 뿌연 입자처럼 보이고 유기자차는 투명하게 녹아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
항목무기자차유기자차
자외선 차단 성분산화아연 · 산화티타늄아보벤존 · 옥토크릴렌 등
제품 안에서의 상태녹지 않는 입자녹아 있음
장점알레르기 보고 적은 편투명하고 얇게 발림
단점백탁 · 뻑뻑함 · 문지름 자극알레르기 보고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

예민한 피부에 무기자차가 더 자주 권해지는 이유


무기자차가 예민한 피부에 더 자주 권해지는 이유는 차단 성분 자체가 피부 안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낮고, 알레르기 보고도 드문 편이기 때문입니다.

피부를 통과하기 쉬운 작은 물질은 대개 500 달톤보다 작아야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3 산화아연 · 산화티타늄 입자는 이보다 수만 배 이상 큽니다.4

무기자차 유기자차 차이 중 피부 통과 가능성을 설명하기 위해, 500 달톤 이하 성분과 큰 금속 산화물 입자를 비교한 도식

2023년 자외선 차단 성분별 알레르기 보고들을 검토한 연구에 따르면, 여러 유기자차 성분에서 접촉피부염 · 광접촉피부염이 보고되었습니다. 반면 산화아연과 산화티타늄에서는 접촉피부염 · 광접촉피부염 보고가 없었습니다.5

2011년 사람 피부에 산화아연 나노입자를 바른 뒤, 피부에 흡수되는지 영상 장비로 확인한 실험의 결론도 비슷한 방향입니다. 정상 피부뿐 아니라 장벽을 일부 손상시킨 피부, 아토피 피부염 병변, 건선 병변에서도 산화아연 나노입자가 살아 있는 피부층으로 들어가는 소견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4

다만 흡수되지 않는 건 “입자”입니다. 산화아연 입자는 일부가 아연 이온으로 녹는데, 이온은 입자보다 훨씬 작아서 피부에 흡수됩니다. 산화아연 선크림을 반복해서 바른 연구에서 실제로 아연이 혈액에서 측정되었지만, 바른 양의 0.0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6,7

유기자차의 장단점


유기자차의 가장 큰 장점은 사용감입니다. 무기자차보다 덜 뻑뻑하고, 순수한 유기자차는 백탁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사용감은 유기자차가 훨씬 편합니다.

다만 유기자차 성분 중 일부는 분자가 작고 기름에 잘 녹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는 피부에 잘 흡수되고, 알레르기 보고도 있습니다.

2021년에 발간된 선크림 부작용 보고들을 정리한 리뷰 논문은, 보존제 등의 비활성 성분 뿐만 아니라 유기자차 성분 자체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8

2020년 JAMA에 실린 연구에서는 건강한 성인 48명에게 선크림 4종을 반복해서 발랐고, 유기자차 성분 6가지가 혈액에서 측정되었습니다.9 혈액에서 검출된 여섯 성분 중 농도는 옥시벤존이 가장 높았고,9 알레르기 · 광알레르기 보고도 옥시벤존이 가장 흔했습니다.5

유기 자외선 차단 성분혈중 농도 경향알레르기 · 광알레르기 보고
옥시벤존상대적으로 높음가장 흔함
옥토크릴렌상대적으로 낮음흔한 편
옥티노세이트상대적으로 낮음보고 있음
아보벤존상대적으로 낮음보고 있음
호모살레이트중간드문 편
옥티살레이트상대적으로 낮음드문 편

다만 이 결과들이 유기자차를 쓰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혈중 농도를 측정한 연구도 그것만으로 선크림을 끊을 이유는 아니라고 밝혔고,9 선크림 부작용 자체가 널리 쓰이는 것에 비하면 드문 편입니다.8

기타 성분에 의한 알레르기


차단 성분만 보면 무기자차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모든 무기자차 제품이 유기자차보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선크림은 자외선 차단 성분만으로 되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선크림은 자외선을 차단하는 활성 성분과 제형을 이루는 비활성 성분으로 구성됩니다.

무기자차 유기자차 차이만큼 선크림의 활성 성분과 비활성 성분도 중요하다는 점을 제품 라벨처럼 나누어 보여주는 그림

비활성 성분에는 물, 오일, 실리콘, 유화제, 보존제, 향료, 막을 만드는 성분, 피부에 잘 펴지게 하는 성분이 함께 들어갑니다. 워터프루프 제품이라면 물과 땀에 잘 버티게 만드는 성분도 들어갑니다.

2026년 미국 대형 온라인 판매처 3곳에서 가장 많이 팔린 선크림 176개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비활성 성분 중에서도 알레르기 보고가 있는 성분들이 자주 확인되었습니다. 가장 흔한 것은 비타민 E였고, 그 다음은 아크릴레이트 계열, 향료, 파라벤 계열이었습니다. 이런 성분 수는 무기자차보다 유기자차에서, 스틱형보다 스프레이형에서, 일반 제품보다 운동용 제품에서 더 많았지만, 무기자차 제품도 비활성 성분이 충분히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10

바르는 자극과 지우는 자극


바를 때의 자극도 선크림을 고를 때 고려해야 하는 점입니다. 무기자차는 충분한 자외선 차단 효과를 내려면 입자가 많이 들어가야 해서 뻑뻑할 수 있고, 잘 펴지지 않으면 더 많이 문지르게 될 수 있습니다.

피부염이 있을 땐 이 마찰이 생각보다 큰 문제입니다. 이미 붉고 따가운 피부를 반복해서 문지르면 피부 장벽이 더 약해지면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지울 때의 자극도 고려해야 하는데, 여기서는 무기자차 · 유기자차 차이보다 워터프루프 여부가 중요합니다. 2020년 20명을 대상으로 일반 선크림과 워터프루프 선크림을 물 · 클렌징 폼 · 클렌징 오일로 지워 본 연구가 있습니다. 일반 선크림은 클렌징 폼 사용 뒤 잔여율이 15.6%였지만, 워터프루프 선크림은 36.8%였습니다. 다만 워터프루프 선크림도 클렌징 오일을 사용했을 때는 잔여율이 5.8%로 낮아졌습니다.11

잘 안 지워지는 제품을 지우기 위해 더 세정력이 강한 세안제를 사용하거나 여러번 세안을 할 경우, 각질 세포 사이의 지질이 씻겨나가 피부 장벽이 약해져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피부염 환자분들을 위한 선크림 선택 가이드


피부염은 많은 경우 피부 장벽 손상을 동반하고, 장벽이 손상되면 피부에 바르는 성분이 정상 피부보다 더 쉽게 피부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2017년에 40편의 연구를 분석한 체계적 문헌고찰에 따르면,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피부는 건강한 피부보다 바르는 성분의 흡수가 2배가량 많았습니다.12 또 2006년 사람 피부를 자극 물질로 손상시킨 인체 연구에서도 여러 성분이 피부를 통과하는 정도가 약 3배 증가했습니다.13

선크림도 마찬가지입니다. 건강한 피부에도 선크림을 반복해서 바르면 자외선 차단 성분이 혈액에서 검출됩니다.9 피부 장벽이 약할 때는 자외선 차단 성분뿐 아니라 향료, 보존제, 막을 만드는 성분도 더 쉽게 피부 안으로 들어갈 가능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차단 성분은 무기자차가 문제 가능성이 더 낮지만, 무기자차도 비활성 성분에 따라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비활성 성분 중에선 향료가 대표적인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므로, 향이 없는 제품부터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무기자차 제품은 SPF · PA가 높을 수록 뻑뻑한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바를 때의 자극을 고려해 SPF · PA가 적당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지울 때의 자극을 고려해 워터프루프 제품은 피해야 합니다.

사실 피부염이 있는 분들께 가장 권하고 싶은 방법은 선크림 사용을 중단하고 모자나 양산으로 자외선을 피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꼭 선크림을 사용하고 싶다면, 무기자차 유기자차 차이만 보지 말고 위의 기준을 함께 보시길 바랍니다.


참고 문헌


무기자차 유기자차 차이는 반사와 흡수 차이인가요?

그렇게 설명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산화아연과 산화티타늄도 주로 자외선을 흡수해 피부를 보호합니다. 다만 일부는 반사하기 때문에 백탁이 생기는 것입니다.

피부염이 있으면 선크림을 아예 안 바르는 게 낫나요?

일반적으론 선크림 대신 모자나 양산으로 자외선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꼭 바르신다면 SPF · PA가 너무 높지 않고, 향료가 없고, 워터프루프가 아닌 무기자차를 추천드립니다.

유기자차는 위험한 성분인가요?

일부 유기자차 성분은 피부에 잘 흡수되고, 흡수됐을 때 알레르기를 유발하기도 해서 피부염이 있을 땐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유기자차가 위험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유기자차는 투명하고 얇게 발리는 장점이 매우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