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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 전 여드름 · 홍조 · 피부염 등 피부 트러블이 심해지는 이유


진료하다 보면 생리 전에 여드름이 심해지거나, 얼굴이 더 화끈거리거나, 피부염이 악화된다는 분들이 자주 뵙습니다.

이런 변화를 이해하려면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뿐 아니라, 피지 분비에 관여하는 테스토스테론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세 호르몬은 생리주기 동안 서로 다른 양상으로 변하고, 피부에 미치는 영향도 다릅니다.

호르몬이 높아지는 시기와 피부 트러블이 눈에 보이는 시기도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중심으로 생리 전 여드름 · 홍조 · 피부염이 심해지는 이유와 관리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생리 시작부터 생리 끝, 배란, 생리 직전까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변화 및 열감 · 홍조, 여드름, 피부염이 심해질 수 있는 시기를 보여주는 그래프

생리주기와 호르몬 변화


생리가 시작될 무렵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모두 낮습니다. 이후 에스트로겐이 오르기 시작해 배란 직전에 가장 높아집니다. 이 직후에는 배란을 유도하는 LH도 크게 올라갑니다.1

테스토스테론은 남성호르몬으로 알려진 안드로겐의 한 종류인데, 여성의 몸에서도 만들어지고 피지 분비를 늘리는 데 관여합니다.2 테스토스테론은 평균적으로 배란 무렵에 가장 높습니다.3

배란이 지나면 프로게스테론이 오르면서 체온도 올라갑니다. 에스트로겐은 이 시기에 같이 완만하게 한 번 더 오른 뒤, 생리 직전 프로게스테론과 함께 떨어집니다.1

이처럼 호르몬마다 높아지는 시기가 다릅니다. 여드름 · 홍조 · 피부염이 같은 이유로 악화되는 것은 아니므로, 각각을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생리주기에 따른 에스트로겐 · 프로게스테론 · LH · 테스토스테론의 변화와 배란 무렵의 모공 막힘이 생리 전 여드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설을 표현한 그림

생리 전 여드름이 악화되는 이유


여성 400명 중 44%가 생리 전 여드름이 심해졌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

여성 400명을 조사한 연구에서 44%가 생리 전에 여드름이 심해진다고 답했을 만큼, 생리 전 여드름 악화는 상당히 흔합니다.4

직전 섹션에서 설명한 것처럼 테스토스테론은 평균적으로 배란 무렵에 가장 높고, 피지 분비를 늘리는 데 관여합니다.2,3

이때 증가한 피지 분비가 여드름의 시발점이 되어, 약 1주일 뒤 눈에 띄는 여드름으로 발전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즉 생리 직전에 테스토스테론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배란 무렵에 증가한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이 일주일가량 뒤 여드름 악화로 나타난다는 설명입니다.

홍조 · 피부염이 심해지는 이유


홍조는 배란 후 프로게스테론과 체온의 변화와 관계가 있습니다. 배란이 지나면 프로게스테론의 영향으로 기초체온이 약 0.3~0.5℃ 올라갑니다. 일반적으로는 이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지만, 열에 민감하거나 주사 피부염 · 홍조 · 화끈거림이 있는 사람에게는 얼굴을 달아오르게 하는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1,5

아토피 피부염은 생리 일주일 전부터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란 후 높아진 프로게스테론이 피부 장벽 기능을 떨어뜨리고 가려움과 관련된 면역반응을 악화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시돼 있습니다.6 이 시기에는 높아진 체온과 땀이 피부를 자극하고, 수면 부족이나 스트레스까지 겹치면 가려움 · 따가움 · 건조함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배란 후 기초체온이 약 0.3~0.5℃ 올라 열감 · 홍조와 피부염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나타낸 그림

증상이 심할 때 완화하는 방법


홍조 · 열감

배란 후부터 생리 전까지 열감과 홍조가 심해진다면, 특히 생리 전 5~7일에는 뜨거운 샤워 · 사우나 · 과음 · 매운 음식처럼 얼굴을 달아오르게 하는 자극을 줄입니다. 운동을 중단할 필요는 없지만 얼굴이 과열될 정도의 강한 운동은 피하고 서늘한 곳에서 강도를 낮추는 편이 좋습니다.5

피부염

생리 전 일주일 무렵부터 가려움 · 붉은 기가 느껴진다면,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프로토픽 · 엘리델 같은 바르는 항염증제를 미리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7

생리 전 여드름

테스토스테론 등 안드로겐의 작용을 줄이는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스피로노락톤과 윈레비가 이런 목적으로 쓰는 약입니다.8 저는 평소에는 괜찮다가 생리 전에 반복적으로 심해지는 성인 여성이라면, 이소티논보다 두 약을 먼저 고려합니다. 안드로겐의 영향을 줄이는 치료가 이런 양상에 잘 맞는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스피로노락톤은 먹는 약으로, 피지선이 안드로겐의 영향을 덜 받게 해 피지와 여드름을 줄입니다. 하루 50mg으로 시작해 100mg까지 올린 임상시험에서 24주 뒤 여드름이 좋아졌다고 답한 비율은 82%로, 위약을 먹은 사람의 63%보다 높았습니다.9 다만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두통 · 어지럼 · 유방 압통 · 월경불순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신장질환이 있거나 칼륨을 높이는 약을 함께 먹는 경우에는 피검사가 필요하며, 임신 중에는 복용할 수 없습니다.9

윈레비는 클라스코테론이 주성분인 바르는 약으로, 바른 부위의 안드로겐 수용체를 막아 피지와 염증을 줄입니다. 하루 두 번 12주 바른 임상시험에서 여드름이 두 단계 이상 줄어 거의 깨끗해진 비율은 18~20%로, 위약의 7~9%보다 높았습니다.10 바른 부위가 붉어지거나 건조하고 각질이 생기거나 가려울 수 있지만 대부분 가볍습니다. 스피로노락톤처럼 전신 부작용은 거의 없지만, 역시 임신 중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10,11

효과를 우선한다면 스피로노락톤을, 먹는 약의 전신 부작용이 걱정된다면 윈레비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두 약을 직접 비교한 임상시험은 없지만, 여러 임상시험을 종합한 분석에서는 하루 200mg의 고용량 스피로노락톤이 더 효과적이었습니다.12

생리 전 여드름 치료에 사용하는 먹는 스피로노락톤과 바르는 윈레비의 특징을 비교한 그림


참고 문헌


생리 전 여드름뿐 아니라 홍조나 피부염도 심해질 수 있나요?

네. 다만 같은 이유로 심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여드름에는 테스토스테론 등 안드로겐의 영향을, 홍조 · 열감에는 배란 후 프로게스테론에 따른 체온 상승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아토피 피부염도 생리 전 일주일에 가려움 · 따가움 · 건조함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미리 치료해도 되나요?

네. 생리 전 여드름은 눈에 보이기 전부터 진행 중인 병변일 수 있으므로, 생리 직전에만 약을 급하게 쓰기보다 의료진과 상의해 꾸준히 치료하는 편이 좋습니다. 홍조는 배란 후부터 열 자극을 줄이고, 피부염은 가려움이나 붉은 기가 시작될 때 프로토픽 · 엘리델 같은 바르는 항염증제를 일찍 사용할 수 있습니다.